[EOR/IOR 연재 ④] HS·ECCN 한 글자 실수가 ‘총비용’을 틀어놓는다.
- HOSOON CHOI

- 1월 3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17시간 전
과세가격(관세평가)과 무형비(소프트·구독), 그리고 추징 리스크까지—데이터센터 통관은 “운송”이 아니라 “설계”다.
Published on : November 16, 2025
Author 최호순 (물류전략전문가 | 물류관리사, 보세사, PMP, MBA)
"데이터로 말하는 물류" - Insight from Korea's Strategic Logistics Frontline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가장 무서운 지연은 태풍도, 파업도 아니다. 서류 한 글자, 즉 HS 코드 한 자리·ECCN 한 줄의 착오가 현장 설치 일정을 멈추게 만든다. 문제는 “세율이 조금 바뀌는 정도”가 아니다. 분류 오류는 규제 적용, 세무 검증, 사후심사로 이어지고, 그 순간부터 비용은 ‘눈에 안 보이는 항목’에서 급격히 불어난다.
먼저 구분부터 명확히 하자. HS(품목분류)는 수입 통관에서 세율·규제 적용의 기준이고, ECCN(EAR 분류)은 미국 수출통제 체계에서 품목 통제 레벨을 가르는 언어다. ECCN이 불명확할 때는 BIS에 공식 분류(Commodity Classification) 요청을 할 수 있으며, 이 요청은 EAR 748.3 절차에 따라 SNAP-R로 전자 제출된다. 즉, 데이터센터 장비(서버·GPU·네트워킹·스토리지)는 HS만 맞추는 게임이 아니다. HS와 ECCN이 함께 틀어지면, 통관은 ‘정정’이 아니라 ‘재설계’가 된다.
그 다음은 돈의 문제다. 현장에서 가장 많은 오해는 “인보이스 금액이 곧 과세가격”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국제 관세평가 체계는 거래가격(transaction value)을 기본으로 하되, 조건에 따라 가산 요소가 붙는다. WTO 관세평가협정은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하면서, 특정 비용(예: 로열티·라이선스료 등)을 일정 요건에서 가산할 수 있다는 틀을 제시한다.
여기서 데이터센터가 특히 취약한 지점이 바로 무형비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구독형 기능, 유지보수·지원 계약은 회계상 “서비스”로 보이기 쉽지만, 통관·관세평가에서는 거래 조건(Condition of Sale)과 결합 구조에 따라 검토 대상이 된다. 결국 “하드웨어”만 신고해놓고 “구독·라이선스는 별개”라고 단정하면, 사후에 설명이 어려워진다.
최근 국내에서도 과세가격 검증은 더 ‘자료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다. 관세청은 2025년 9월 1일 수입신고분부터 ‘과세가격 신고자료 일괄제출 제도’를 전면 시행했고, 제출 자료를 권리사용료, 생산지원(Assists), 수수료, 운임·보험 등 8개 분야로 명확히 했다. 이 말은 간단하다. “가격이 맞다”는 주장보다, 가격을 구성한 데이터와 계약 문구가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만약 HS/ECCN/과세가격 신고가 틀렸다면, 비용은 “차액”으로 끝나지 않는다. 관세법령정보포털(CLIP) 안내 기준으로 과소신고 가산세는 부족세액의 10%(부정신고는 40%)에 더해 납부지연가산세가 붙는다. 그리고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본질은 여기서 드러난다. 통관 이슈는 장부상의 세금 문제가 아니라, 현장 설치·검수·전원 인가(Power-on) 캘린더를 미끄러뜨리는 ‘프로젝트 비용’이다.
그래서 이번 회차의 결론은 하나다. HS/ECCN을 “코드 입력”으로 취급하지 말고, “총소유비용(TCO) 설계 변수”로 취급하라.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바로 쓰는 한 줄 계산식만 남긴다. 지연비용(1일) = 현장 대기 인건비 + 장비/차량 임차료 + 창고·보세 비용 + 재라벨링·재서류 비용 + 벤더 재방문 비용 + 계약상 패널티(해당 시) HS/ECCN 한 글자 실수는, 이 식의 모든 항을 동시에 키운다.

댓글